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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미스터리,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2010년 07월 07일 (수) 조은비 기자 garcis1004@hotmail.com

모든 사람이 제2언어를 학문적인 목표로 배우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는 모든 학생이 다 학문적인 영어를 하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배우는 방식 대부분은 학문적인 목표를 기반으로 해서 배운다. 따라서 '말하는' 위주가 아닌 '글을 쓰고 읽는' 위주이다. 언어란 결국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언어를 배움에서도 그래야 한다. 결국엔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듣고 이해하고자 존재한다. 그런 의사소통 대부분은 말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언어를 배우는 방식은 ‘말하기’가 아닌 ‘읽기’이다. 그래서 외국인을 만나도 우리는 책에서 읽듯 대화를 한다. ’How are you?' 'I'm fine, and you?' 'I'm fine, too. Thank you!'라는 대화는 책에서나 가능한 기본형이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가 원어민에게 'how are you?'라고 물었는데, ‘I'm fine’과 같이 우리가 원하는 대답이 아닌, ‘I'm okay, just tired day.’라고 조금만 바뀐 말이 나오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라고 전전긍긍하며 말문을 닫아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과 같지 않으니까! 하지만, 시쳇말로 ‘톡 까놓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우리말로 대화할 때, 언제나 기분 좋다고 이야기 하나? 아니다. 더 웃기는 건 기분에 관한 질문은 자주 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1. 두려움,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우리는 한국어를 구사하려는 외국인에게 100%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리라고 기대하며 듣나? 아니다. 틀릴 거 뻔히 알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귀를 쫑긋 세워가며 듣는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그들의 표정과 눈빛을 자세히 관찰하자.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말할 때 최대한 이해하려고 눈을 반짝여가며 들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언어를 잘 구사하였거나 혹은 상당히 무례한 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 대부분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하는 것을 상당한 결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처지에서 보면 외국인이다. 당신이 목표로 하는 그 언어를 못하는 게 당연하다! 상당한 사람들이 내게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하면 영어 잘하나요?’, ‘어떻게 하면 회화를 잘할 수 있을까요?’. 말을 잘하는 사람은 듣기도 잘한다. 많이 들으면 듣기는 잘할지 모른다. 하지만, 잘 듣는다고 해서 말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제삼자로서 들을 뿐이지, 내가 주체가 되어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을 잘하려면 내가 주체가 되어 상대방과 대화라는 것을 시도해야 하고, 그때의 첫째 조건은 ‘자신감’이다. 영국에서 언어를 배울 때 내가 항상 생각했던 건 다음과 같은 ‘깡’이다. ‘난 한국인이다. 영어는 내게 외국어다. 그런 외국어를 못하는 건 당연하다. 난 영어권 사람이 아니니까.’ 칭찬에 인색한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외국 사람들은 내가 조금만 영어를 해도 참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만약 위와 같은 깡으로도 모자란다면 다음과 같은 생각을 덧붙이면 된다. ‘넌 한국어 할 줄 알아?!’ 지인 중 한 분이 영국어학연수 시절 원어민 선생님에게 ‘너흰 절대로 원어민과 같이 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미수다.’ 혹은 ‘사랑인 아시아’와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을 볼 수 있는데, 아무리 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잘 구사한다고 해도 어딘가 모르게 좀 이상하다. 왜 그럴까? 여기서 나고 자라며 한국인들에 둘러싸여 말을 배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어를 할 때도 그렇게 들린다는 것이다. 원어민처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릴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언어에 날개를 달 수 있다!


2. 문법에 맞을까?
첫 번째 고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바로 문법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이럴 때 보면 한국인들은 ‘완벽주의자’이다. 말 한마디 하면서도 ‘과연 이게 문법에 맞을까?’를 굉장히 고민한다. 근데 정작 우리말을 듣는 원어민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참 교과서처럼 말을 한다.’라고 말이다. 몇 해 전, 같이 일하는 원어민 선생님에게 ‘Let's have lunch!’라고 했다가 한마디 들었다. 그리고 표현 하나를 알려준다. ‘grab a bite’ 이것도 뭔가를 먹자는 말이란다. 더 일상적으로 하는 말이라면서 말이다. 이런 표현들을 알기 위해선 직접 그들과 부딪쳐야 한다. 물론 기본적인 문형은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게 항상 정답은 아니다. 우린 항상 정확한 문법을 사용하면서 말을 하나? 가끔 주어를 빼먹기도 하고 목적어를 빼먹기도 한다. 단지 우린 말하는 사람의 의미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세세한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완벽해야 한다.’라는 완벽주의는 당신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해 잠시 내려놓도록 하자.


3. 말하기 공부 어떻게 해요?
일단 회화를 ‘공부’한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회화는 ‘공부’가 아니라 체득이다.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 일단 그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반은 성공한 거다. 내 원어민 친구는 한국어를 참 잘한다. 그녀가 한국어를 할 때 문법을 완벽하게 갖추어서도 아니다. 어려운 단어를 알아서도 아니다. 사실 그녀는 쓸 줄도 읽을 줄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한국어를 할 땐, 그녀의 진심이 내게 느껴진다. 그거면 된 거 아닌가? 언어는, 기본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미를 전달하는 게 첫 번째 의무이고 그다음이 기교이다. 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데 ‘책 읽듯’ 말한다면, 전혀 전달이 안 된다. 노래, 시와 같은 것도 화자의 감정이 담겨 있다. 부르는 사람이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우리말 하듯, 감정을 담자. 당신의 목표어가 어떤 언어이든, 감정을 실어주자. 감정이 없는 언어는, 하얀 백지 위에 까맣게 쓴 의미 없는 글자의 나열에 불과하다.

감정 다음으로 주의할 것이 말하는 톤이다. 필자가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선생님께서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아시아인들은 굉장히 문법도 정확하고 어휘도 고급언어를 쓰지만 그들의 말하는 음역이 너무 높아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라고 말이다. 그때부터 연습했다. ‘음역을 낮추자!’ 내 음역은 점차 낮아졌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낮은 음역이 되어 버렸다. 어느 날 기사 관계로 국외에 있는 대학관계자와 연락해야 할 일이 생겼었다. 통화하던 중 내가 한국어로 쓰고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니까 의아해했다. 그는 나를 영어권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말을 잘하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야 하니 상황별로 말하는 것도 많이 들어보는 게 필요하다. 흔히들 하는 착각이 LOST, ER, Prison Break, NCSI로 영어 공부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영어이고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위와 같은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에 부닥칠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저런 과학수사, 응급상황에 관련된 드라마가 대부분 일상생활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에게 대체 어떤 표현을 가르쳐줄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일부 몇 분 정도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은 보기에 번지르르한 저런 드라마가 아닌 잘 알아들을 수 있고 정확한 발음을 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선택할 것이다.
특히 디즈니만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발음이 매우 정확하고 대체로 건전한 언어를 쓰는 편이다. 주로 일상생활에 관련한 내용이며 짧고 간결한 대화체로 외우기도 쉽다. 정말 ‘회화’를 배우고 싶다면, 일상생활을 다룬 만화나 영화를 하나 골라 무한 반복하여 듣는 것이다. 다음 대사가 뭔지 외울 정도가 될 때까지 말이다. 무식해 보이고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다. 다 커서 만화로 영어 공부한다는 게 수준 낮게 보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디즈니 만화인 ‘뮬란’으로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 영어라는 것은 좋아했지만, 학문적인 영어는 지루해서 그럴 때마다 영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것은 들으면 들을수록 전엔 들리지 않았던 단어들이 한 개, 두 개씩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겉보기에만 좋은 영어공부는 이제 그만 하자. 실리에 충실하고 반복 학습으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 제대로 회화를 익히는 방법이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꼭 어딜 나가지 않더라도 이제는 다문화 시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데, 우연히 라도 마주친다면 ‘피하고 보자!’라는 생각을 할 텐가? 아니면 물어오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텐가? 그건 여러분의 몫이자 선택이다.
다음은 외국인을 만났을 때 대처에 관한 조언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 외국인을 만났을 때 TIP
- 무조건 외국인이니 말 걸려고 하지 말자. 특히 어머니들, 외국인이니 어서 가서 말해보라고 아이들 등 떠밀지 말자. 정말 보기 안 좋다.
- 다가온다고 피하지만 말자.
- 아무리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다고 해도, 그들의 사고를 존중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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